S/4HANA로 가기로 정했다면, 그다음 가장 큰 의사결정이 "**어떤 방식으로 갈 것인가**"다. 길은 크게 셋이다 — 브라운필드, 그린필드, 블루필드. 이름은 색깔로 멋있게 붙였지만 본질은 단순하다. - **브라운필드(System Conversion)**: 지금 쓰는 시스템을 **그대로 변환**한다. - **그린필드(New Implementation)**: **새로 깔고**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한다. - **블루필드(Selective Data Transition)**: 둘의 중간 — **골라서 가져간다.** 어느 게 맞는지는 회사 상황에 따라 갈린다. 아래에서 각 방식의 실체와 도구, 그리고 의사결정 기준을 정리한다. ## 1. 브라운필드 — 있는 그대로 변환 브라운필드(시스템 컨버전)는 기존 ECC 시스템을 **제자리에서(in-place)** S/4HANA로 변환한다. 과거 데이터, 커스터마이징, 설정(config)을 그대로 들고 넘어간다. 기술적으로는 **SUM(Software Update Manager)**의 **DMO(Database Migration Option)**로 DB를 HANA로 옮기면서 동시에 변환한다. - **장점**: 가장 빠르고 비용이 낮다. 익숙한 프로세스를 유지하니 변화관리 부담도 작다. 통상 12~15개월. - **단점**: 레거시의 짐(쌓인 커스텀 코드, 지저분한 설정)도 그대로 따라온다. "있는 문제를 그대로 옮기는" 셈이 될 수 있다. - **적합**: 현재 프로세스에 큰 불만이 없고, 빠르고 안전하게 넘어가고 싶은 회사. 브라운필드의 최대 변수는 **다운타임**이다. 그래서 SAP는 다운타임을 줄이는 기법을 계속 내놨다 — 업타임 중에 일부 마이그레이션을 끝내는 **DoDMO(Downtime-Optimized DMO)**, 핵심 모듈(FI/CO/ML/MM-IM) 다운타임을 줄이는 **Downtime-Optimized Conversion**(2023년 5월 GA), 클라우드/하이퍼스케일러 이전용 **DMOVE2S4**, 그리고 거의 무중단을 노리는 **ZDO(Zero Downtime Option)** 등이다. ## 2. 그린필드 — 새로 깔고 다시 설계 그린필드(신규 구현)는 S/4HANA를 **백지에서 새로 구축**하면서 프로세스와 설정을 SAP 베스트 프랙티스 기준으로 다시 설계한다. 기존 시스템과 **병렬로** 새 시스템을 세우기 때문에, 레거시(ECC)를 계속 돌리다가 컷오버 시점에만 최종 데이터를 옮기고 사용자를 전환한다. 단, 그 **컷오버(최종 데이터 이관) 자체에는 비즈니스 다운타임이 필요하다** — 다만 변환 내내 멈춰 있는 브라운필드보다는 짧고 통제하기 쉽다. - **장점**: 누적된 커스텀과 나쁜 관행을 **싹 정리**할 기회. 표준에 가깝게 가니 이후 유지보수·업그레이드가 수월하다. - **단점**: 기간·비용·변화관리 부담이 가장 크다. 프로세스를 다시 그리는 만큼 현업 합의가 많이 필요하다. 통상 15~21개월. - **적합**: 프로세스를 대수술하고 싶거나, 레거시가 너무 지저분해 들고 가느니 새로 짜는 게 나은 회사. 데이터는 **마이그레이션 코크핏**(Migrate Your Data 앱)으로 필요한 것만 선택 이관한다. ## 3. 블루필드 — 골라서 가져간다 블루필드(Selective Data Transition, SDT)는 그린필드와 브라운필드를 **섞은** 방식이다. 새 시스템을 세우되, 레거시에서 **필요한 데이터·설정만 선택적으로** 옮긴다. 단계적(step-by-step) 전환이 가능하다는 게 핵심 매력이다. 실제 SDT 프로젝트는 두 갈래로 나뉜다. - **Shell Conversion(약 70%)**: SAP DMLT가 기존 시스템의 **ABAP 리포지토리 + 설정만 복사한 "셸(shell)"**을 만든다(마스터·트랜잭션 데이터는 비움). 그 위에 필요한 데이터를 골라 채운다. - **Mix and Match(약 30%)**: S/4HANA를 **새로 깔고** 레거시에서 데이터·설정을 선택 이관한다. 도구는 **SAP DMLT(Data Management and Landscape Transformation)** 서비스와 **서드파티 툴(SNP·cbs·Natuvion 등)**에 의존한다. 통상 12~18개월. - **적합**: 표준화는 하고 싶지만 일부 이력·설정은 반드시 보존해야 하는, 규모 크고 복잡한 기업. 여러 시스템 통합/분할이 얽힌 경우. - **단점**: 서드파티 툴과 전문 파트너가 필요해 진입장벽과 비용이 있다. ## 4. 한눈에 비교 | 기준 | 브라운필드 | 그린필드 | 블루필드 | |---|---|---|---| | 공식 명칭 | System Conversion | New Implementation | Selective Data Transition | | 데이터 | 전체 유지 | 선택 이관(신규) | 선택 이관 | | 프로세스 | 유지 | 재설계 | 선택 | | 커스텀 코드 | 유지·적응 | 재구축 | 선택 | | 본 다운타임 | 있음(SUM/DMO) | 거의 없음(병렬) | 적음 | | 통상 기간 | 12~15개월 | 15~21개월 | 12~18개월 | | 비용·리스크 | 낮음~중간 | 높음 | 중간~높음 | | 핵심 도구 | SUM + DMO | 마이그레이션 코크핏 | SAP DMLT + 서드파티 | ## 5. 어떻게 고를까 — 의사결정 복잡해 보이지만 질문 두세 개면 방향이 잡힌다. 1. **지금 프로세스에 큰 불만이 없나?** → 그렇다면 **브라운필드.** 빠르고 안전하게. 2. **프로세스를 싹 갈아엎고 싶거나, 레거시가 너무 지저분한가?** → **그린필드.** 정리하고 새 출발. 3. **표준화는 하되 일부 이력·설정은 꼭 가져가야 하고, 규모가 크고 복잡한가?** → **블루필드.** 단 서드파티 툴·파트너 준비. 가장 흔한 오해가 "브라운필드 = 무조건 싸고 좋다"인데, 커스텀이 수천 개 쌓인 오래된 시스템을 그대로 옮기면 그 빚을 S/4HANA에서도 계속 갚게 된다. 반대로 그린필드는 깨끗하지만 현업이 새 프로세스를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되면 표류한다. **회사의 레거시 상태와 변화 의지**가 진짜 결정 변수다. ## 6. 한국에서는 한국 시장은 사실상 **브라운필드와 그린필드로 양극화**돼 있다. CBO(인하우스 개발) 비중이 워낙 높아 "있는 걸 살려서 빠르게" 가는 브라운필드 선호가 강하고, 반대로 커스텀이 감당 안 될 만큼 누적됐거나 그룹 차원의 프로세스 표준화를 원하면 그린필드로 간다. 블루필드는 글로벌에선 매력적인 중간지대로 꼽히지만, **서드파티 툴(SNP 등)과 전문 파트너 의존도가 높아** 한국에선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. 여러 법인 통합처럼 정말 복잡한 대기업 케이스에서 선택지로 검토되는 정도다. "우리도 블루필드"라는 말이 나오면, 정말 그 복잡도와 툴 비용을 감당할 케이스인지 먼저 따져보는 게 좋다. ## 7. 그래서 뭘 먼저 하나 어느 방식으로 가든 출발점은 같다 — **현황 파악과 핏갭(Fit-Gap) 분석**이다. 브라운필드라면 **SAP Readiness Check**로 무엇이 영향받는지, 커스텀 코드와 [BP·CVI](/education/bp-cvi-conversion) 같은 사전 과제가 얼마나 되는지부터 본다. 프로세스를 다시 그리는 그린필드·블루필드라면 SAP Signavio 같은 프로세스 분석으로 현행과 표준의 격차부터 잰다. [커스텀 코드 적응](/education/custom-code-adaptation-s4hana)은 브라운필드의 핵심 작업이고, 그린필드에서도 살릴 코드는 결국 손봐야 한다. 전환의 시한(왜 지금 움직여야 하는지)은 [SAP ECC 지원종료 2027/2030 정리](/education/sap-ecc-eos-2027-2030)에서 다룬다. 방식 선택은 그 시한 안에서 "우리 레거시를 얼마나 들고 갈 것인가"의 문제다. ## 출처 - SAP Community — *Options for your SAP S/4HANA Transition*, *Move to SAP S/4HANA with Selective Data Transition*: [community.sap.com](https://community.sap.com/t5/enterprise-resource-planning-blog-posts-by-sap/options-for-your-sap-s-4hana-transition/ba-p/13464510) - SAP Community — *Choosing the Right Path: Greenfield, Brownfield, or Bluefield?*, *S/4HANA Transformation Pocket Guide* - SAP 공식 — *System Conversion: Downtime Reduction* (SUM/DMO·DoDMO·Downtime-Optimized Conversion): [community.sap.com](https://community.sap.com/t5/technology-blog-posts-by-sap/system-conversion-to-sap-s-4hana-downtime-reduction-with-technical-options/ba-p/14343806) 심화 참고: *SAP S/4HANA Conversion (Executing & Simplifying)*, *SAP S/4HANA Architecture* (SAP PRESS)